커피와 전혀 연관이 없는 것 같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커피를 제일 사랑하는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아는 사실이다. 카페를 찾는 것이 우리 집 찾는 것보다 쉽고, 건물 하나 건너 하나, 혹은 한 건물에 여러 개의 카페가 있기도 하다. 얼마 전 저가 커피를 대표하는 컴포즈, 백다방, 메가커피가 맞닿아 있는 건물이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커피 맛을 모르는 사람이 생각하기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기도 할 것 같다. 이 맛도 없는 쓴 액체를 국밥(예전엔 국밥 한 그릇 가격이었다) 한 그릇 가격을 흔쾌히 지불하고 마신다는 것인가?
그런데 전문가들이 토론하던 어떤 영상에서 말하길, 우리나라의 카페는 고효율의 초단기 임대업이라는 거다. 예전 우리 조상의 조상 시절에는 사랑방으로 대표되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상징적인 장소가 있었고, 그것이 사라지면서 그 수요를 요즈음 시대의 카페가 자연스럽게 대체하게 된 것이고, 커피 그 자체만을 마시기 위해 들르는 곳이 아니라, 커피도 마시고 공부도 하고 사람도 만나는 신개념 '만남의 장소'라는 것.
일리가 있다. 카페에 가서 커피만 후딱 마시고 나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며 커피도 마시고 여유로움도 즐기고 음악도 듣는 공간. 이제 우리의 문화로 부를 만하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커피보다는 전통차를 즐겨 마셨다고 한다. 다방커피로 대표되는 달달 커피를 비롯, 다양한 전통차가 구비된 찻집 문화가 있었다고 한다. TV에서 가끔 예전 '차'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계란 노른자 동동 띄운 '쌍화차'가 왕왕 대표적으로 소개되곤 하는데, 일 나가는 아저씨, 끼니를 놓친 아주머니, 지나가던 용달 삼촌 등이 들러 추운 뱃속을 든든하게 채우던, '끼니'노릇까지 했던 그 시절 쌍화차와 함께 전통차를 파는 찻집이 있다고 하여, 오래간만에 자유(?)를 얻은 나의 금쪽같은 시간을 사랑하는 엄마의 추억여행을 위해 기꺼이 투자(?)하였다.
'동양찻집'이다.
외관은 클래식과 모던이 적절히 조화된듯하고, 내부도 역시 그렇다. 깔끔하면서도 전통적인 느낌이 물씬이다.


전통차, 꿀, 과자 등이 진열되어 있다.


전통찻집답게 기본 물로 온/냉 보리차를 제공하고 있다. 반가운 보리차!

첫 방문은 대표 메뉴를 맛보는 것이 국룰이다. 전통 쌍화차 진한 맛을 주문하였다.(다소 쓴맛이 강할 수 있어 부드러운 맛도 있고, 그것도 쓰다고 하면 꿀물을 제공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심상치 않은 구성이다. 전통 쌍화차가 위에 부담스러울 수 있어 크림같이 부드러운 마죽을 먼저 먹으라고 설명해 주시고, 쌍화차와 곁들일 수 있는 찹쌀떡, 건홍시, 견과류, 홍삼정과가 사이드로 구성되어 있다. 아니, 추억의 쌍화차 맛보러 왔다가 이게 무슨 호사인가. 하나하나 맛보는 재미와 함께 깊은 쌍화차가 추억을 이리로 단숨에 데리고 온 듯하다.

쌍화차는 쌉싸름하면서도 특유의 향이 나쁘지 않고, 쌍화차를 가득 채운 밤, 잣, 호두, 대추 등이 넉넉하게 씹히며 정말로 속이 든든해지는 기분이다. 중간중간 건홍시, 견과류 등 사이드 메뉴를 즐기는 맛이 일품이다.
찾아보니 체인점이고 이미 여러 곳에 오픈이 되어 있었다. 어머니 추억 여행으로 왔다가 새로운 경험을 한 나도 매우 만족한 집이다. 내가 방문한 곳은 인천 부평구 부개점이다. 햇살이 점점 눈부신 화창한 요즈음, 부모님께 추억을 선물해 드릴 분 방문하시면 너무도 좋을, '동양찻집'
이다.

'성시경 따라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먹을텐데 따라하기] 남산 왕돈까스(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2) | 2025.04.22 |
|---|---|
| [먹을텐데 따라하기] 양푼비빔밥 맛집 '솥뚜껑구이'(인천 부평구) (3) | 2025.04.20 |
| [먹을텐데 따라하기] '성원 닭갈비' 물닭갈비 맛집(인천 계양구) (5) | 2025.04.15 |
| [먹을텐데 따라하기] '유림' 닭도리탕 맛집(서울 강서구) (8) | 2025.03.26 |
| [먹을텐데 따라하기] 닭갈비 맛집 '춘천닭갈비'(인천 부평구) (4) | 2025.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