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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건강에도 좋고 정신건강에도 좋은 '걷기'의 효과

by Backthebasic 2025. 3. 2.

걷기 시즌이 시작되었다.
 
매년 3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걷기를 한다. 주중에는 회사까지 걸어서 출퇴근을 하고, 주말에는 집 주변을 산책하며 걷는다. 얼마 전 TV에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생전일화를 소개하며 1년 365일을 걸어서 출근한 일화를 들려주었는데, 한겨울 눈이 와도 절대 빼먹지 않았다고 하니 대단할 따름이다. 난 너무 추운 날이나 눈이 오는 날은 위험하다는 생각에(나이가 있다 보니 심혈관 우려, 그리고 눈에 넘어지는 등-과한 몸사림), 겨울시즌은 회사 헬스장 러닝머신에 만족하고 있다. 
 
사실 걷기 시작한 것은 '술' 때문이었다. 
 
술을 즐겨마시기도 하고 회사 업무 상 술자리도 꽤나 되다 보니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약해지는 것이 너무도 체감되는 것이었다. 주량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 아이들보다 일찍 잠들기도 하고, 피곤한 상태가 풀리지 않는 주말을 보내면서, 
 
'이건 아닌 것 같다. 뭐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그래, 일단 걸어보자'였다. 
 
다른 사람들 처럼 진짜 헬스(근육운동과 유산소운동 등)는 타고난 저질(?) 체력 탓에 하지 못하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걷기 뿐이기도 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씻지도 않고 회사까지 걸어간 후(5km, 대략 50분 내외 소요) 샤워 후 사무실 책상에 앉으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퇴근길에는 어두운 까닭에 대략 3km 내외 걸으니 하루에 8~10km는 족히 걷게 된다.
 
몸이 가벼워지고 상쾌해지는 것은 당연한데, 아쉽게도 살은 빠지지 않는다. 걷는 것 만으로는 다이어트가 되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 다이어트 때문에 걷는 것은 아니니 딱히 신경 쓰지는 않는데(다이어트가 필요하다면 걷기와는 별개로 해야 할 것 같다)
 
걷다 보니 깨달은 것이 있다. 
 
걷는 것이 '몸'보다 '마음'에 훨씬 더 좋다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대로, '타이탄의 도구들' 책을 통해 명상을 접하면서 내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나를 괴롭히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 생각들이 내 몸에서 스트레스로 활동하도록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에 객관성을 부여하여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는데, 
 
그런데, 걸으면서도 명상이 되는 것이다. 
 
에어팟(애플에서 만든 무선 이어폰)이 주인을 잘못 만났다고 서러워할 만큼 음악과 함께인 내가 걷는 동안은 음악을 듣지 않는다. 새벽 공기소리, 내 걷는 소리, 숨소리,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시작하는 소리와 함께 한다. 바쁜 마음에 평소 눈여겨보지 못했던 일상의 모습들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버스를 놓칠까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구수한 빵 냄새를 선물하는 베이커리, 그리고 얼마 전 오픈한 젊은 청년이 운영하는 김밥집 밥 짓는 소리까지. 그 어떤 음악으로도 느낄 수 없는 따스함이 마음속 깊이 몰려온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생각(명상)을 하게된다. 바쁜 일상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평온한 따스함이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명상을 하듯 무겁게 자리 잡은 고민들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그것들을 어떻게 해나갈지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또 어느새 객관화된 듯 '아 그래, 그건 그렇게 한번 해보자' 긍정 꼬리표를 달고 치워지게 된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생각을 정리하다가 대략 2km 정도 지점에 도달하면 땀이 한두 방을 맺치며 몸도 조금씩 부드럽게 풀리는 느낌이 찾아온다. 바로 이 지점에서 몸과 마음이 자연스레 풀리는 꽤나 황홀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이렇게 걷기를 벌써 3년째 해오고 있다. 
 
나의 무지함(피부건강)으로 3년 동안 sun block cream을 바르지 않은 탓에 얼굴에 검버섯을 2개 선물(?) 받았지만, 그럼에도 행복하다. 몸과 마음을 건강한 방향으로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나 스스로 체득한 것이 너무도 뿌듯한 덕분이다. 
 
요사이 내가 자주 찾아보는 노년내과 전문의 정희원 교수님의 강의에 따르면, 
걷기는 '생존을 위한 필수 영양소'로 규정한다. 노년내과 교수로서의 관점이 없지 않지만, 인간은 본능적으로 걷도록 진화된 동물로서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의 위험도가 걷는 것만으로도 감소하는
등 광범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인류가 만든 어떠한 영양제도 이런 다양한 효과를 주는 영양제는 없다고 강조한다. 
 
또 한편, 걷기를 신체활동으로 구분하지 않고 정신활동으로 구분한다고 한다. 치매예방에 강력한 효과가 있고 뇌에 좋은 물질들을 만들어 내며, 의사가 처방하는 그 어떤 항우울제보다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걷기에 꾀가 날 때마다 지금도 챙겨보고 있는 정희원 교수의 강의영상을 아래 참고로 공유한다)
 
무지한 상태에서 그저 걸으며 느꼈던 나의 경험이, 실로는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니.
 
오늘도, 나는 뿌듯하고 행복한 기분으로 '걷기'를 시작한다. 이 시대를 함께 사는 많은 분들이 저와 함께 운동화 끈을 조이며 미소를 짓기를 바라본다. 
 

 
 

 
https://youtu.be/NXhXz2ZzyoQ?si=SX0ASsDOsFIbThW1

 
https://youtu.be/Fu_MzhvVKuQ?si=ssbErFEac6MB8pq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