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시경 따라하기

[먹을텐데 따라하기] 곤드레밥, 가자미구이 맛집 '배두둑'(인천 부평구)

by Backthebasic 2025. 3. 20.
728x90
반응형

우리 집은 제사를 지낸다.

 
예전에 비해 횟수도 줄고, 준비도 조금씩 간소화 되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준비할 것들이 꽤 된다. 어릴 적에는 제사가 귀찮았던 시기가 있었다. 장손이다보니 집안 어르신들 따라 다니며 이런 저런 것들을 배워야 했고, 다른 사촌들은 편하게 기다리거나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나는 왜 장손이어서 이렇게 할게 많을까' 원망도 했었다. 또 한편으로는, 제사음식이 그리 맛있지 않았다. 이름도 모를 갖가지 나물들, 슴슴한 탕국, 이미 식어버린 전까지 어린 내 입맛에 맞지 않았다. 어르신들은 제사 후 음복을 하시며 시끌시끌 담소를 나누시지만 나는 이미 지친 몸과 입에 맞지 않은 음식에 불만이 꽤나 있었던 기억이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 시간이 갈수록 제사 음식이 점점 더 맛있어 진다. 제사 후 갖가지 나물에 탕국을 두어 숟갈 곁들여 비벼먹는 나물밥, 식었어도 맛있는 전, 장손이라고 가장 먼저 음복을 하는 좁쌀 동동주 까지(우리 집은 제사 때 좁쌀 동동주를 올린다), 꿀맛 그 자체다. 내가 이제는 제사 음식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하면 조상님들이 많이 놀라실라나. 심지어 안동이던가, 점점 제사를 지내지 않다보니 제사음식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다는 '헛제삿밥'을 파는 식당도 있다고 하니,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반갑다. 
 

 서론이 길었는데, 오늘은 인천 삼산동에 있는 곤드레 솥밥 정식 맛집인 '배두둑' 식당을 소개하려고 한다. 

 
 
곤드레밥이 주 메뉴이고, 떡갈비, 불고기, 황태 등을 곁들인다. 거의 대부분 곤드레밥 정식을 드시는 것 같던데, 밥은 솥밥으로 대략 13분을 기다려야 한다. 주문하면 금새 맛있는 반찬들을 주시는데, 이 반찬들이 기가 막히다. 도토리묵, 샐러드, 갖가지 나물들, 꽈리고추찜, 석박지, 열무김치, 청국장 등 하나같이 다 맛있다. 아직 초보 블로거 티를 내는 나는 참지 못하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다 사진을 찍었다.(양해 부탁)
 

 
 
제사 음식처럼 슴슴 고소 맛있는 나물들이 기가 막히다. 곧드레밥에 나물들을 살짝 올려 비벼먹어야 하는데, 밥이 나오기 전에 반찬 셀프코너에 다녀오게 되는 것은 비단 나만 그런 것이 아닌 거의 모든 손님들이 그렇다. 특히 나는 가자미구이(사실상 튀김에 가깝다)가 압권이었다. 마치 '생선으로 만든 후라이드 치킨' 같다. 바사삭 바사삭 거리는 식감에 짭짤 고소한 맛, 부드러운 속살까지 영락없는 치킨이다. 3000원이면 리필이 되어 추가해서 먹었다. 


 
 
기다리던 솥밥이 나왔다. 사람들이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고 있지만 이 솥밥을 짓는데 필요한 13분은 철저하게 지키시는 모양이다. 밥을 덜고 물을 부으면 누룽지가 만들어지고, 밥은 양념장에 비벼 맛있게 먹는다. 특히, 양념 곤드레밥을 김에 싸서 양념장 살짝 올려 먹어보면,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솥 뜨거움 주의)
 

 
 

 
 
 
누룽지 숭늉까지 알차게 먹고 나오며 식당 정문에 미셰린 가이드, 블루리본 등등이 붙어 있는지 확인하였다. 그만큼 맛있었구나 생각하며 만족스런 마음 가득히 집에 돌아왔다. 인천 부평 삼산동, 부천 상동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곤드레 솥밥 맛집 '배두둑', 정말 배 두둑히 좋은 음식 먹고 싶으신 분들은 한번쯤 방문해 보시길 바란다. 

728x90
반응형